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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31] 사람이 무엇인가
  글쓴이 : 가나안교회 날짜 : 10-02-08 12:12     조회 : 87    
목회수상
2010.1.31 사람이 무엇인가        이용삼 목사

  1월도 마지막 날이다. 새해 정월 한 달 세상 사람들의 화두는 지난 7일 20만 명이나 죽은 하이티의 지진으로 인한 재난 일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돈으로 물품으로 구조대원으로 혹은 치안 유지군으로 도운 것이다. 또 하나 1월의 화두 중 하나라면 나 개인도 그러하지만 하얀 추억을 남긴 ‘러브 스토리’ 작가 에릭 시걸의 죽음 소식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17일 이 위대한 작가가 런던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73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다. 뉴욕에서 출생,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33세 처녀작 '러브 스토리'를 그 후 후편인 ‘올리버 스토리’를 ‘7일간의 사랑’ ‘닥터스’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이었지만 그보다 하나같이 영화화 되어 심금을 울린 것이다.

  “25살에 죽은 아름답고 이지적인 여인 모차르트, 바흐, 그리고 비틀즈와 나를 사랑했던 그녀”로 시작되는 ‘러브 스토리’다. Jenny라는 평범한 집안 출신이요, 레드클리프트 대학을 다니며 도서관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는 아가씨다. 이 도서관에 하버드 법대생 부잣집 아들 하키를 즐기는 올리버라는 청년이 공부하러 왔다가 만난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다. 제니의 25세에 백혈병으로 짧은 생을 마친 후 추억이 깃든 뉴욕 센트럴 파크의 스케이트 장 앞에 혼자 앉아 상념에 빠진 센티멘탈 눈물샘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불치병의 애인을 떠나보내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소설보다 더 아름다운 설경을 보이며 고양이처럼 아픈 신음 소리를 내는 감정을 자극한 영화는 1970년대에 큰 히트로 그 해 오스카 영화 최우수 영화상 수상까지 한다. 하버드 대학 캠퍼스의 활력과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의 눈싸움 그 위에 감미로운 음악 등이 어울려 최고의 영화가 된다. 유명한 말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에요”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는 제니가 하는 말이다.

  인간은 이중성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이 있고 지고지순한 순정이 있는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저 끔찍한 하이티의 지진을 보면서 인간이 무엇이 위대한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절망이 생기는 것이다. 그 귀한 인간을 마치 쓰레기 치우던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트랙터를 사용 한꺼번에 수십 구씩 시체를 덤프트럭에 쏟아넣고 덤프트럭은 쉴 새 없이 수 백구 시체를 멀리 산야의 큰 구덩이에 던져지는 모습을 본다. 그 아름답다는 존재가 가장 악취 나며 처치 곤란한 골칫덩이가 된 것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혐오가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근세에 가장 큰 지진은 우선 1755년 포르트갈의 리스본 대지진이다. 규모 9.0으로써 당시 도시 전체 인구 27만 명 중 1/4인 7만 명이 목숨을 잃었단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 1923년 일본의 관동 대지진은 요코하마 도시 전체가 파괴 되었고 동경에서는 화재로 밤 기온이 화씨 백도가 넘었다고 한다. 7.9 규모로 사망자는 10만 명이 넘었고 민심을 돌리기 위하여 “재일 조선인이 방화를 저지르고 있다“는 소문으로 당시 조선인 6600명이 학살당했다. 근래에는 1976년 중국 하북성의 당산 대지진은 7.5규모로 주민 2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99년 터키 지진에도 거의 4만 명의 죽음에 이른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2004년도 12월의 인도네시아 에서는 시속 8백 km 속도의 쓰나미가 해안으로 덮치며 지진까지 겹쳐 14개국에서 3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기억이 있다.

  중세 이후 신 중심의 사상에서 인간 중심의 사상으로 옮겨가던 시대를 근세라 하며 이는 인간의 이성의 힘을 믿는 계몽주의가 시대정신 사상이었다. 철학자 보르테르 몽테스키 루소등이 그들이다. 볼테르는 교회와 종교가 신성한 거짓말로 인간의 이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대신 인간의 이성이야 말로 가장 진실한 자연의 빛이다, 신의 세계 은총의 세계에서 벗어나 인간 이성과 지성으로 문화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했었다.

  바로 그 즈음 리스본의 대지진이 있었던 것이다. 15-18세기는 포르투갈 나라의 전성기 이었다. 그 중 리스본은 유럽 세계의 중심무대였다. 해상을 장악하고 아프리카 남미 아세아까지 식민지를 건설하며 그러면서 가톨릭 교세가 맹위를 떨치는 나라이었다. 탐욕스런 신정국가 이었다.

  1755년 11월 1일 오전 9시 30분, 수도 리스본에는 가톨릭의 대축제일인 만성절 (모든 성인들을 기념하는 날)을 맞아 대부분 시민들은 성당에 모여 기도를 하며 미사를 드리는 시간이었다. 갑자기 지축을 흔드는 소리와 함께 강진이 도시를 강타했다. 경악의 도시가 되었다. 첫 번째 지진의 여파가 가시기 전에 두 번째 지진으로 인해 겨우 버티던 건물들도 하나 없이 무너졌다. 지진은 서곡에 불과했다. 교회를 밝히던 촛불과 주택의 난로 불들이 시내 곳곳에 화재를 일으켰다. 다음은 물이었다. 바닷물이 부풀어 올라 이 날 세 차례의 지진해일(쓰나미)이 온 것이다. 리스본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된 것이다.

  자비로운 하나님이 세상과 인간을 주관한다는 신중심의 세계관은 뿌리째 흔들렸고 인간의 이성만을 앞세웠던 사상가들의 주장도 인간은 자연 앞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뼈에 사무치도록 체험된 것이다. 물론 하나님의 징벌로만 생각했던 재앙도 자연이 주는 재앙으로도 가능함을 일깨운 것이다. 신의 섭리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로 지향함도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리스본 대재앙은 자연적 지각 변동이 아니라 하나의 도덕적 혁명의 계기가 되었다’ 하는 말과 함께 자연 재해만 아니라 인간 이성만 앞세운 교만한 인간에 대한 혁명인 것이다.

  사람이 무엇인가. 가장 순수한 사랑의 마음과 함께 현실은 가장 무가치한 군상의 존재라는 것에서 오는 갈등은 모든 인간이 갖게 되는 고민이요 절망일 것이다. 이 거대한 인간의 재앙 앞에 교만한 인간은 하나님을 떠날 수도 있고 겸손한 인간은 인간이 아무것도 아님을 스스로 자각하여 하나님께 무릎 꿇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거대한 재앙 앞에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우리도 꼭 같은 상황에 놓인 하염없는 존재라는데 있다. 그리하여 온 교우들 (아이들도)에게 작은 손길이나마 같이 동참하자 하여 헌금하는 순서도 갖고자 한 것이다. 하이티 온 백성들이 이럴 때 더욱 겸손히 하나님의 은총을 찾자고 그리고 하나님 앞에 더욱 겸손하자고 말이다. 이리하여 이 엄청난 재앙 중에도 저 러브스토리 같은 인간은 아름답다는 품위를 지켜져야겠지...




   

내가 그 사면에서 불 성곽이 되며 그 가운데서 영광이 되리라 (스가랴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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